"칼의 노래/김훈, 생각의 나무"
김훈이 누군지 몰랐고, 칼의 노래가 출간될 당시에도 관심이 없었건만 노대통령이 추천했다는 그 한마디에 머리 한 구석에 남아있던 소설.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을 때에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를 추천했다라··· 고독하다는 것이군라는 정도로 넘어갔었다. 고독하디 고독해서 죽고 난 한참 뒤에야 읽게 된 소설. 글 있는 재미 자체는 있으나 김훈의 글발을 빌자면 "쇠 비린내"가 많이나는 책이라서 읽는 도중에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죽어버린 노대통령 생각이 나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었던 사람이 자살을 했다··· 아니 어쩌면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자살할 운명으로 들어 섰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쇠비린내를 냈던 소설. 칼의 노래.
- 시퍼런 칼은 구름 무늬로 어른거리면서 차가운 쇠비린내를 풍겼다. 칼이 뜨거운 물건인지 차가운 물건인지를 나는 늘 분간하기 어려웠다. 나는 칼을 코에 대고 쇠비린내를 몸속 깊이 빨아넣었다. 이 세상을 다 버릴 수 있을 때까지. 이 방책 없는 세상에서 살아 있으라고 칼은 말하는 것 같았다.
- 오랫동안 뒷물을 하지 않은 더러운 여자의 날비린내가 내 마음속에서 살아났다.
- 밝는 날 어디로 가겠느냐... 나의 실수였다. 나으리, 밝는 날 저를 베어주시어요...
- 임금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죽임으로써 권력의 작동을 확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 나는 임금이 가여웠고, 임금이 무서웠다. 가여움과 무서움이 같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 적들이 지나간 마을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적의 말똥에 섞여나오 곡식 낟알을 꼬챙이로 찍어 먹었다. 아이들이 말똥에 몰려들었는데, 힘없는 아이들은 뒤로 밀쳐져서 울었다. 사직은 종묘 제단 위에 있었고, 조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 난데없는 수군의 출현으로 피난민들은 겁에 질렸다. 그들은 어느 나라의 백성 같지도 않았다. 그들은 연안에서 연안으로 이동하는 철새의 무리들처럼 보였다. 썰물의 갯벌에 겨울 철새들이 부리를 박고 있었다.
- - 전하의 고기다 많이 먹어라. // 김수철과 안위가 석쇠 위의 고기를 향해 절했다. ... 숯불 위에서 연기는 계속 피어올랐다. 화약 냄새와 죽은 면의 젖내와 죽은 여진의 젓국 냄새가 또다시 내 마음 속에서 겹쳤다.
- 삶은 집중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분산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르기는 하되, 삶은 그 전환 속에 있을 것이었다.
- 나는 해전 경험이 없었다. 장졸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적이 들어온 포구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적을 찾아서 동진했다. 나는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어떻게 싸워야 하는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때 나는 다만 적이 깊숙히 들어왔으므로 나아갔다.
- 나는 울음을 우는 포로들의 얼굴을 하나씩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포로들은 모두 객자의 개별적인 울음을 울고 있었다. 그들을 울게 하는 죽음이 그들 모두에게 공통된 것이다 하더라도 그 죽음을 우는 그들의 울음과 그 울음이 서식하는 그들의 몸은 개별적인 것으로 보였다. // 그 개별성 앞에서 나는 참담했다. 내가 그 개별성 앞에서 무너진다면 나는 나의 전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었다. ... 그러므로 나의 적은 적의 개별성이었다. 울음을 우는 포로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적의 개별성이야말로 나의 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 나의 적은 전투 대형의 날개를 펼치고 눈보라처럼 휘몰아 달려드는 적의 집단성이기에 앞서, 저마다의 울음을 우는 적의 개별성이었다. 그러나 저마다의 울음을 우는 개별성의 울음과 개별성의 몸이 어째서 나의 칼로 베어 없애야 할 적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를 나는 알 수 없었다. 적에게 물어보더라도 적은 대답할 수 없을 것이었다.
- 한 번의 출전에서 여러 포구를 돌며 적을 소탕하는 싸움의 스타일, 그리고 적의 포진에 관해 사전에 충분한 정보가 없이 연안을 광범위하게 수색해서 적을 찾아내 소탕하는 싸움의 방식은 임진년에 벌어진 여러 해전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이 수색섬멸전은 이순신 함대의 기본 전술이었다.
Close your eyes and image that you are a lone admiral who has to defend your country. Every other army are defeated and even the king has escaped away. All people in your country are being slain under enemy's katana. Your parents and kids are by no means an exception. You are only hope of them who has managed to live on luckily. Even in this harsh situation, the members of government only care for their own power and wealth. So, if you succeeds in defending the country, they may set up traps on you because they do not want a hero except themselves. Rather, you'll surely die whether you win this battle or not.
You wear a sword at your waist. Suddenly the sword starts to hum. It starts to sing. A song of a sword. What's the song feel like?
"Where to die..." You might think of this. Surely, it'll be a song of gri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