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0일 일요일, 제11회 대청호마라톤의 10km코스에 참가했다. 목표는 완주였고, 무난히 해 냈다. 지금와서 보니 10이 4번이나 들어가는 길일의 좋은 코스였구나. (이런것에 유난히 집착하는 HF). 자고 일어나니 왼쪽 무릎이 꽤 아프고 전반적으로 근육통이 있는 오늘 아침이다.
3186번
출발/10:08:44
반환/10:40:25
도착/11:09:59
기록/1:01:15
아침 일찍 준비한다고 했는데, 가족이 움직이다보니 조금 늦었다. 9시부터 교통통제를 한다고 했는데 9시 10분에 진입로에 도착한 것이다. 설마 했는데 칼처럼 차량을 통제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차를 노견에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고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장은 참가자 이천여명, 가족들 및 행사진행자들이 모이니 굉장히 바글바글했다. 벌써부터 몸을 푸는 이들로 분주했고 단체로 온 참가자들이 많아 주변에서 서로 컨디션을 묻고 답하고 훈수하고 하는 대화들이 들려왔다. HO, HM에게 인사하고 준비운동을 하러 나갔다.
10시에 하프코스출발, 그리고 10시10분에 10km경주가 시작되었다. 햇볕은 그리 따갑지 않았고 기온도 선선했다. 왼손에 아이폰을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매일 출근시 듣던 라디오 프로를 들으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5분마다 RunKeeper가 페이스를 알려준다. 목표는 7min/km. 4-5km정도라면 6min/km로 유지하고 싶었지만 달려본적이 없는 10km라서... 중간에 지치면 안되는 것이다.
뛰다보니 6m30s/km정도로 페이스를 유지할 수가 있었다. 아침을 먹고 뛰고, 사람들과 같이 뛰고, 배낭을 메지 않고 뛰니까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6m30s/km면 어떤 수준이냐 하니 초등학생들도 나를 추월하는 속도다. 반환점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아무도 앞지르지 못했고,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앞질렀다. 그 점은 기분이 사실 좋지 않았으나, 무리해서 중간에 지치면 안되기 때문에 주변 경관을 보면서 마음을 달랬다.
반환점 앞길이 가장 심한 경사였다. 그리고 반환점을 도니 그만큼 내리막이 펼쳐졌다. 내리막에서는 잔 걸음으로 속도를 붙였고, 일단 가속한 상태에서 도착점까지 그 페이스를 유지했다. 7km지점부터 왼쪽 무릎이 조금 아파와서 근육에 힘을 주며 뛰었던 점, 그리고 후반에는 구름이 완전 걷혀 여름날씨같이 굉장히 더웠던 점을 생각해보면 후반에는 퍽 잘 뛰었던 것 같다. 7km지점에서부터 500m쯤 앞에 한시간 페이스메이커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를 결국 따라잡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았다. 8.5km지점에서 HM에게 전화를 하고 열심히 뛰어갔다. 결승점에 도착할 때 아나운서가 번호를 불러주며 완주를 축하한다고 하는것이 새삼스럽지만 참 반가왔다.
종합 383/923위. 30대 93/180위
30대 1위는 0:37:54를 기록한 김대연씨 (종합4위)
종합 1위는 40대의 권영성씨로 0:36:00
'39세의 30대니까 연대별 기록을 측정하면 손해를 보는거 아냐'라고 생각했었지만, 위와 같이 동호인 마라톤은 40대 파워가 최고인듯하다. 이번 대회 10km 종합1,2,3위, 하프 1위를 모두 40대에서 가져가는 40대 파워를 보인 것이다. 내 기록으로 40대로 가면 130/190이 된다. 그래 비리비리(?)한 30대에 뛴게 다행이였어. 70대에도 24일 조선일보 풀코스를 뛰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좀 계면쩍지만, 운동을 꾸준히 계속하면 내후년 정도에는 하프를 같이 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참 좋을거야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연초의 목표 중 또 하나를 해냈다.
I've succeeded to run my first 10 km race. I've run successfully, my family was with me, and it was full of many healthy, joyful people. It's very delightful experience that I usually ha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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