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5일 수요일

Grendel / 그렌델

Grendel
John Gardner


그렌델: 다시 쓴 베오울프의 전설, 존 가드너 작, 김전유경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많은 이야기, 특히 오래된 신화와 같은 이야기에서는 대부분 선과 악이 뚜렷이 구별되어 있다. 영웅이 악당, 괴물을 무찌르고 사람들을 구해내었다라는 것이고, 그 영웅이 우리네 조상이더라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 편에 의해 물리쳐진 악당 적군 또한 그들 나라, 그들 집단에서는 애국자, 영웅들이며 한 가족을 이끄는 사람일 뿐이다. 강철같은, 악마같은 존재들도 인간인 이상에는 행동에는 그들만의 이유가 있으며, 나름의 고뇌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면 일차원적인 이야기는 사람들간의 이해관계와 여러 복잡한 관계가 얽히게 되는 다음 차원의 이야기로 변화한다. 즉, 절대적인 선악의 구별이 없는 현실적인 서사로 변화하는데, 아예 시점을 바꾸어서 기존의 악당을 새롭게 조명하는 안티히어로anti-hero 이야기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 그렌델Grendel은 베오울프Beowulf신화에 나타나는 못된 괴물 그렌델의 이야기이다.

베오울프 신화는 그다지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수 십년동안 인간을 괴롭힌 마법의 괴물 그렌델을 어느날 배를 타고 도착한 젊은 영웅 베오울프가 한쪽 팔을 뜯어내어 죽여버린 이야기와 베오울프가 나중에 왕이 되어 용을 물리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 존 가드너가 그렌델을 주인공으로 고른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렌델은 마법의 괴물이긴 하나, 신화에서의 최종 보스격인 용dragon은 아니다. 즉 어느정도의 힘은 있으나 절대적인 존재는 아닌 것이다. 또한 그렌델이 죽은 다음에는 그렌델의 어미가 베오울프에게 복수를 시도한다. (하지만 어미도 베오울프에게 죽는다) 악당이지만 어미가 복수를 하려고 한 점에서 악의 존재 그렌델도 우리와 같이 부모자식간의 인연으로 이어지는 존재인 것이다. 존 가드너는 이러한 점으로부터 그렌델이 여타 신화에서와는 다르게 안티 히어로로서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 아닐까 한다. 인간이 아니면서도 인간 같은 존재인 그렌델. 그를 소재로 작가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존 가드너는 소설로 하여금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협소한 가치가 아닌, 인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어야하는 것"이 되어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번역물으로의 한계 때문이었을까? 이렇다할 영감을 얻지 못하였다. 뒤의 역자의 말을 보면 많은 것들이 녹아 들어간 소설이라고 하는데 말이다. 다음 역자의 변만이 본 내용과 분리되어 머리속에 남아있을 뿐이다.
  • 우리는 여기에서 흥미로운 통찰을 목도하게 된다. 창조주인 신은 세계의 한계를 넘어서 있으나 그 세계를 창조하고 한계를 설정하는 근거가 된다. 폭력은 합법성을 뛰어넘어 있으나 합법적 영역, 즉 정치의 근거가 된다. 그렌델이라는 타자他者는 인간의 경계 바깥에 있으나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성의 경계를 짓는 조건이 된다. 신성, 정치, 인간성이라는 것이 정초되고 확립되는 밑바탕에는 이렇게 '알 수 없는 것', '바깥에 있는 것' 즉 '타자'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한 작가는 그 너머를 응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경계 밖에 있으나 경계를 짓는 근거가 되는 파괴와 폭력, 저항 또한 경계 짓기의 일부가 되지 않는가? 그러한 파괴가 반복되고 일상화되어 그 자체로 경계의 일부가 되어버린다면 그 때 진정으로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진정한 파괴인가, 아니면 죽음인가? // 다시 말해, 그렌델의 존재론적 저항은 어떻게 끝날 수 있는 것인가? 그러한 부정적 방식의 자기 구원 혹은 자기 치유의 방식은 어떤 방향으로 향할 것인가? 


Cover Photo by Max Ernst

Grendel, by John Gardener is a twisted Beowulf myth. Though Grendel was an evil monster in traditional Beowulf myth, it becomes a main character in this book. Grendel is a monster like human. It has a human way of thinking. It does not like inferior animals like rabbits or deers. Though it eats humans for a basic instinct, it even tries not to eat humans to keep a peace with them. However human can't live with Grendel peacefully and eventually kills Grendel with help by Beowulf. 

Personally I didn't like this writing. I could see that original writings might be like a lyric or a prose and could be enjoyed much better. I feel bad that lots of feelings might be lost during translation. But I do like the cover photo of Korean edition of this book, by Max Er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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