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수술을 받았다. 마취에서 깨어나 시계를 보니 두시간 정도가 지나있었고, 오른쪽 팔은 반 깁스로 고정되어 있었다. 먼저 오른손 손가락을 움직여보았다. 모두 잘 움직인다. 다음에 왼손으로 오른손 손가락을 하나하나 만져 보았다. 모두 감각이 살아있다. 긴장이 풀리면서 한숨을 내쉬려는데 목이 이상했다. 아하 이것이 전신마취의 영향이구나. 미리 배워놓은 대로 심호흡을 시작했다.
병원에 가는 것은 언제나 싫다. 하지만 수술대에 오르는 것에 비교하자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수술전 처치를 받고 침대에 탄 채로 이리저리 옮겨지고 결국 싸늘한 방에서 수술대에 옮겨져 환한 조명과 마주하는 동안 내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은 불안과 공포이다. 나 이러다 죽지는 않을까 뭐가 잘못되지는 않을까라는 가장 일차적인 두려움인 것이다.
수술이 잘 끝나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지금도 그 두려움은 작지만 확실한 흔적을 남겨놓았다. 두려움 자체는 마취에서 깨어나 이것저것 확인하며 어느샌가 사라져버렸지만 그로 인해 마음의 포트폴리오가 변해버렸다고나 할까. 자잘구레한 생각거리들이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었고 병원에 있을 동안 가끔씩 생각했던 삶과 내 주변에 대한 관조가 들어와 있게 되었다.
물론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다시 예전처럼 사소한 것들이 쌓여갈 것임을 안다. 팔의 수술부위가 시간이 흐르면 다시 붙어 예전처럼 건강해지듯이. 그렇지만 어떻게든 흉터는 남는 것이다. 팔에 받은 수술이 마음에도 이렇게 선연한 자국을 남기게 될 줄 이야··· 가끔은 본연의 공포와 두려움과 마주하여 마음을 씻어내는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그래야만 엿볼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거라고 이번 경험이 말해 주었다.
***
수술 후 회복 중 감기에 걸렸다. 목이 따갑다.
I got a forearm surgery at April 6th. I was in the hospital for four days for the surgery and treatments. I took general anasthesia for the first time which I was quite afraid of. It was strange experience that I woke up to find out my arm bandagged.
HM was busy this week. So most of time I was alone in hospital. Though the pain was light and there's almost no need to be looked after, it was little sad frankly. Looking other patients and their spouses and feeling the injection needle in my left arm made me blue. HM, I misse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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